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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영국 등 해외에서 주로 활동해 온 여하니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 Stranger than Paradise : 천국보다 낯선》은 20대를 세계 곳곳에서 보내며 작가가 느꼈던 감정들을 두 개의 조각과 네 편의 실험영화들을 엮어서 표현하고 있다.

파라다이스처럼 보이는 곳으로의 끝없는 청춘의 도피가 사실 특별하지 않을 수 있음을 그린  Jim Jarmusch 감독의 동명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에서 제목을 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이 청춘이자 천국(Paradise)이라고 생각했던 시절에 깊숙이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금 소환하여 재해석한다. 작가의 작품에서 젊은 여인의 몸을 표현한 두 개의 조각은 변치 않을 것만 같았던 20대 시절의 기억을 상징하고, 네 편의 영화는 각각 '고독, 모호함, 고통 그리고 사랑'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다.

"내가 걸어온 천국은 하나뿐인데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담은 영상을 붙이고, 자르고, 새로운 음악을 입힐 때마다

지나온 나의 청춘은 그 무엇보다 낯설게 재탄생된다.

 

나의 낯선 천국을 접하는 관객의 청춘은 아름다웠을 수도, 아팠을 수도, 또는 내가 표현한 네 개의 테마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관객의 청춘은

과거에 머물고 있지만, 그 또한 그들의 기억 속에 끊임없이 낯선 천국으로 재탄생될 수 있으리라 말하며 나는 그들이 지나온 시간을 위로하고 싶다."    

작가 노트 중

                                                                                                                                                                                                                                                                     

작가의 고백에서 보여지듯이 과거의 기억과 감정은 영상 속에서 잘라지고 붙여지는 과정을 통해 왜곡되고 개조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의미가 생성되고 모순적인 기억 속의 청춘은 끊임없이 낯설게 재탄생한다. 그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서사는 관객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아름다웠던, 혹은 아팠던 청춘의 순간들에 다가가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차별을 마주하고, 때로는 싸우고 망가지며 사랑에 울고 웃었던 치열한 시간들이 눈 앞에 영상의 조각들로 펼쳐질 때, 관객들은 같은 감정을 느꼈던 저마다의 기억 속으로 깊숙이 침잠할 기회를 갖는다. 그 안에서 뒤섞이고 합쳐질 각자의 청춘의 편린들은 한 때 도피하고 싶었던 감정들을 마주하게 하고 천국일 줄 알았으나 사실은 아니었던 ‘낯선 천국’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미래를 향해서만 달려가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문득 멀어졌던 지난 시절의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낯선 세상에서 부딪쳐가며 제각기 살아낸 천국의 조각들이 여하니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떠올려지고 재탄생된다면 작가가 의도한 이 흥미로운 여정에 가장 이상적으로 동참하는 일이 될 것이다. 작가 자신이 겪은 이야기이자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 네 가지 주제를 통해 담담히 풀어낸 위로의 손짓에 관객들도 공감으로 화답하고 자신들의 인생을 천천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Curatorial Text. Kim Yuran

"내가 걸어온 천국은 하나뿐인데 순간의 기억과 감정을 담은 영상을 붙이고, 자르고, 새로운 음악을 입힐 때마다

지나온 나의 청춘은 그 무엇보다 낯설게 재탄생된다."  

                                                                                                                               - <천국보다 낯선>작가 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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